복층으로 변신하는 아파트 1층

↑ 아파트 1층을 가구 분리형 복층구조로 설계한 디자인. ＜자료 제공＝GS건설＞

'만년 설움' 아파트 1층의 또 다른 변신이 시작됐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 1층 가구의 지하층에 주택의 배치를 허용하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대통령령 규정이 최근 발효됐다.
주차장이나 창고, 근린생활시설, 주민공동시설 등으로 이용되던 아파트 지하 공간을 1층과 지하층이 연결되는 복층형 구조로 만드는 등 다양한 설계 기법을 활용해 새로운 주거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법 개정 이전에도 지하에 서비스 공간을 제공해 아파트 1층 지하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법상 '주택'이 아니라 바닥 난방을 할 수가 없었다.
개정된 시행령 발효와 함께 건설업계에선 1층 아파트를 위한 새로운 평면 경쟁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26일 "위례신도시의 경우 경사면을 활용해 1층에 테라스 방식으로 독립 정원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지만 최근엔 규제 때문에 아파트 1층에 독립 정원을 제공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며 "이번 시행령 발효로 아파트 1층에 대한 가격 할인뿐 아니라 다양한 지하공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져 업계에선 미분양 부담을 빨리 털 수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의 경우 △지하실을 주거 공간으로 확장한 지하층 활용형 △지상층 같은 지하 테라스 공간을 확보한 테라스 강화형 △가구 내 단차를 활용해 다락방이 있는 복층 구조를 적용한 다층 공간형 △1층 가구를 소형 평형 2가구로 분리한 가구 분리형 등 4가지 타입의 저층부 특화 디자인을 내놓고 저작권 등록에 나섰다. GS건설은 저층 공간을 위한 신평면을 한강센트럴자이2차 등 내년에 분양하는 아파트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아파트 1층에 제공되는 지하공간이 '서비스면적'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할 대목이다.
난방이 안 되는 다락방을 1층 아파트에 제공할 때는 전용면적 계산에 포함되지 않지만 난방이 되는 지하공간을 제공한 경우에는 전용면적 계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다락방과 지하주택을 적절히 섞는 방식의 설계 평면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실수요자 입장에선 난방이 안 되는 1층 아파트 지하공간이라도 전기장판 등을 까는 방식으로 보조 난방장치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구미에 당길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시행령 개정 이전에도 포스코건설이 올해 분양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의 경우 전용 115㎡, 131㎡의 복층형 구조 설계를 통해 1층 아파트 지하에 16~23㎡가량의 추가공간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공간은 인접된 방이 없어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고 알파룸에 설치되는 계단을 통해 손쉽게 이동이 가능해 개인화실이나 공방, AV룸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충남 천안시에서 분양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의 경우 1층에 자녀 놀이방 용도로 지하 1층 방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