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이 오히려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
현대그룹이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증권 매각에 나섰지만 낮은 가격에 팔릴 경우 오히려 현대증권 지분을 들고 있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증권 매각을 놓고 치열한 가격 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31일 현재 현대증권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 지분의 장부가는 5941억원이다. 현대그룹 측은 장부가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할 경우 현대증권 매각가가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현대그룹 측의 계획은 '희망사항'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대증권 주가가 장부가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상환우선주를 포함한 현대증권 시가총액은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지분가치는 3105억원(지난달 30일 종가 기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50%의 프리미엄을 더한다고 해도 4657억원에 그쳐 현대그룹의 기대 가격과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현대그룹이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하고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예상과 달리 악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종가에 50% 프리미엄을 감안한 가격에 현대증권 지분을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현대상선의 부채비율(별도 기준)은 1214%에서 1598%로 대폭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