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의 실적 우려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며 코스피가 끔찍한 새해 첫거래일을 마감했다.
2일 오후 3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4.15포인트(2.20%) 하락한 1967.19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하며 오전 중 2000선을 맴돌았지만 외국인과 기관계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낙폭을 넓혔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금융투자업계의 예측이 나오면서 시장 전체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인 BNP파리바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9조8700억원으로 이전 전망치보다 2조원가량 내려잡았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230만원에서 200만원 낮췄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에 큰폭으로 하락했다"며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관계사와 납품사의 실적에 대한 우려로 파장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50원까지 떨어지며 5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주가 하락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인해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도세가 두드러졌다"며 "당분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491억원과 1308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4659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으로는 전체 2001억원 매도 우위다.
업종별로는 전기 전자가 4.06%, 운송장비가 3.92%, 제조업 3.16%, 기계가 3.10%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의료정밀과 비금속광물 업종만 소폭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자동차 3인방인 기아차, 현대차, 현대모비스가 각각 6.06%, 5.07%, 4.94% 떨어졌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4.59% 하락했다. NAVER만이 0.14% 오르며 장을 마쳤다.
아파트 건설 공사 수주 소식에 남광토건은 이날 거래제한폭까지 올랐고,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은 CJ CGV가 전거래일보다 6.90% 상승했다.
이날 상한가 종목 5개를 포함해 257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종목 1개를 포함해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71(0.74%) 떨어진 496.28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최대주주가 변경된 아이디에스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하면서 에머슨퍼시픽도 거래제한폭까지 올랐다.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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