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3월 나온다

투자 수익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하이일드 펀드가 오는 3월 출시된다.
9일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지난 1일 하이일드 펀드의 분리과세를 허용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3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를 출시하기로 했다"면서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대상 확대와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 기회 확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전체 투자자산의 30% 이상을 국내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과 코넥스 상장 주식에 투자하며 1인당 연간 5000만원 한도에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은 올해 말까지 가능하며 펀드 계약 기간이 1년 이상, 3년 이하인 경우에 한해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고위험ㆍ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손실 감내 여력이 있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세제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이일드 펀드 투자에서 발생한 수익은 금융소득과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고 이자소득세 15.4%(지방소득세 1.4% 포함)만 부과된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고 연간 총소득이 종합소득세 과표구간의 임계점 인근에 있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될 전망이다.
하이일드 펀드에서 발생한 소득을 종합소득세에 합산해 과세한 경우와 분리과세했을 경우를 따져보면 절세 효과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예컨대 연간 금융소득이 1800만원이며 금융소득을 제외한 기타 소득을 합산한 종합소득이 1억4800만원인 투자자 A씨가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연간 분리과세 한도액인 5000만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가입한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의 연수익률이 10%를 기록했다면 A씨의 소득은 500만원이 된다.
하이일드 펀드 수익을 단순 합산하면 A씨의 연간 금융소득은 2300만원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신규 편입된다. 전체 종합소득은 1억5100만원(금융소득 중 2000만원 초과분 300만원만 합산)으로 종합소득세 최고 세율 구간(1억5000만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세율이 38.5%에서 41.8%로 늘어 적용된다.
소득공제 등 기타 요소를 제외하고 단순 계산한 소득세액은 4208만원에서 4371만8000원으로 163만8000원 증가한다. 여기에 늘어난 금융소득 500만원 중 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은 200만원에 이자소득 원천징수 세율(15.4%)을 적용하면 30만8000원이 된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합산과세를 할 경우 하이일드 펀드 투자수익 500만원에 대해 납부해야 할 세액은 194만6000원이다.
그러나 하이일드 펀드 소득 500만원을 분리과세한다면 원천징수 세율 15.4%만 적용해 77만원만 납부하면 된다. 분리과세로 117만6000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동양그룹 사태 이후 회사채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자금난을 겪어온 비우량 기업에는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하반기 신용등급 BBB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 금액은 900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자금줄이 막힌 상황이다. 투자 수요 활성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코넥스시장에도 유동성 공급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하이일드 펀드 수탁액은 2조4377억원이지만 대부분 해외 자산에 투자되고 있다. 국내 비우량 채권 등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 수탁액은 1137억원에 불과하며 모두 사모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되면 국내 하이일드 펀드 수탁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홍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출시가 본격화되면 업계 관심도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