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며 글로벌 큰손이 된 국민연금이 중국 주식투자 시 국내 자산운용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치가 이뤄지면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해외 주식 위탁운용사 선정과 관련해 국내 운용사에 문호를 개방하게 되는 것으로 향후 국내 운용사들이 국민연금과 손을 잡고 해외로 진출하는 모델이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일부 국내 운용사들에 중국 본토 A주 관련 운용내역에 대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운용사들의 중국 A주 관련 펀드의 운용실적, 자금 규모 등에 대한 분석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중국 A주 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작업에서 국내 운용사들에 기회를 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국민연금이 국내 자산운용사에 처음으로 해외 주식 위탁운용의 기회를 주기 위한 지역으로 중국 본토를 택한 것은 국내 운용사들이 다른 해외 지역에 비해 투자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그나마 한국 운용사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가 아시아이고 그중에서도 중국 투자는 상당히 오랜 기간 이뤄져왔다"며 "우선은 중국 본토 주식 투자에서 국내 운용사들에 기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3개의 국내 운용사가 중국 본토 A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삼성, 미래에셋, KB, 한화, 한국투자, 현대, 동양자산운용 등이다. 설정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한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증권자투자신탁(H-1)'은 1년 수익률이 10%, 2년 수익률이 30%를 기록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A)'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15.83%, 25.83%에 달한다. 중국 등 아시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의 노후와 직결된 자금인 만큼 철저한 검증 없이 국내 운용사에 기회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내 자산운용업의 발전을 위해 가장 적합한 방법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