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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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하나 둘 인수합병(M&A) 매물로 출회하고 있다. 동양증권을 비롯해 동양매직, 동양파워, 동양파일 등 그나마 알짜로 평가되던 계열사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그 향방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높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은 딜로이트안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가장 먼저 원매자 찾기에 나섰다. 동양매직은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해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14일까지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접수한다. 동양파일 역시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해 RFP를 뿌렸으며, 동양파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의 조기매각 요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매물들은 동양그룹 계열사들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알짜'로 평가돼 온 곳들이다. '팔릴 만한' 매물들을 조기에 매각해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채권 변제율을 높이겠다는 법원의 의지가 반영됐다. 동양그룹 한 관계자는 "동양사태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만큼 계열사들을 조기 매각해 채권의 초기 변제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이해관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매물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동양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고배를 마신 곳들이 동양증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와 파인스트리트 등이 동양증권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대만의 유안타증권과 새마을금고, CXC캐피탈 등도 잠재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동양증권의 매각 대상 지분은 동양인터(14.93%)와 동양레저(12.13%)가 보유한 27.06%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는 2500억~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동양매직 매각은 이번이 두 번째 시도다. 동양매직은 그룹 위기 속에서도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냈으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여전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재매각을 결정했다.
앞선 매각에서는 교원그룹과 KTB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 등이 인수를 시도했지만 교원그룹은 인수가격이 맞지 않아 딜을 포기했고 KTB PE 컨소는 인수대금 마련에 실패해 딜이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원의 관리 하에 우발채무 등이 정리되면서 매각 가격이 전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여 기존 인수후보들이 다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교원과 KTB PE 컨소 외에도 일본 가전업체 팔로마, KT렌탈, 현대백화점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동양파워를 노리는 원매자들도 상당수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제6차 전력수급계획에 의해 발전 사업권을 확보한 동양파워는 동양그룹 계열사들 가운데서도 가장 알짜인 매물로 꼽혀왔다. 2019년 강원도 삼척에 2000메가와트(MW)규모의 화력발전소가 준공·가동되면 연간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에너지, SK E&S 등 다수의 에너지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관건은 '가격'이다. 동양그룹은 동양파워의 매각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지만 회생절차 돌입 직전 시장에서 거론된 가격은 3000억원에서 5000억원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조사위원인 대주회계법인이 동양파워의 지분 55.02%와 경영권프리미엄을 합한 가치가 약 1390억원이라고 평가함에 따라 지분 100%에 대한 매각가격은 25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권만 보유한 동양파워에 대한 정확한 실사는 상당히 어렵다"면서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자의 의지에 따라 몸값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동양파일에는 현재 사모펀드 두 세 곳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동양파일의 매각가가 1000억원 가량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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