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1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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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회사채 시장에서 운영자금용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와 동양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저신용등급 기업의 발행이 여의치 못했고, 현금이 풍부해진 우량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할 필요가 없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 회사채의 전체 발행규모는 2012년 58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9조9000억원으로 31.6% 감소했다. 차환자금용 회사채 발행은 2012년 18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2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시설자금용 회사채 발행은 5조4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증가해 감소분의 90% 이상이 운영자금용 회사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지난해 회사채 시장 양극화 현상이 A급 기업으로까지 번지면서 해당 기업들의 시장 접근성이 저하된 것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IB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A급 이하 기업들이 차환용 회사채 발행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차적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된 측면도 있지만 비우량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곳간에 현금을 두둑히 쌓아둔 우량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국내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9.9%나 증가한 수치다.
한 중견기업 재무담당자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확장이나 신사업 진출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산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보니 많은 기업들이 위험 관리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레버리지(부채)를 일으키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될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현금상환을 확대하면 차환발행 규모도 크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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