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 사모펀드가 중소기업이나 부실자산 인수합병(M&A)에 눈독을 들이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재벌 계열사 등 대형 자산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한국 사모펀드 시장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같은 거대한 M&A시장은 더 이상 마련되기가 어려운 실정.
신문은 일본계 사모펀드인 유니슨캐피탈의 김수민 한국 대표의 말을 인용해 "이제 한국은 중간 규모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적합한 시장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니슨캐피탈은 지난 2012년 배터리 관련 제조업체인 넥스콘 테크놀로지를 1700억원에 인수했다.
한상원 전 모간스탠리 프라이비트에쿼티 한국 대표가 세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도 중소기업·부실자산 M&A에 특화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의 벌크선 전용선 부문을 3000억원에 인수했고 최근에는 1150억원 규모의 웅진식품 인수도 마무리했다.
이들 사모펀드의 움직임은 한국 토종 사모펀드투자회사(PEF)인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1조6000억원에 인수하거나, 미국의 거대 사모펀드인 KKR가 오비맥주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한 것과는 규모 측면에서 대조를 이룬다.
인수한 기업의 규모가 크지 않을수록 기업가치를 높여 나중에 되팔기도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최근 국내에서 사모펀드가 중소기업 M&A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다.
한국에서 사모펀드의 투자 형태가 점차 다양화해지는 것은 그만큼 한국 내에서 기업 M&A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에서 직접 나서 M&A시장에서 사모펀드의 역할 확대를 유도하고 있어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고 WSJ은 밝혔다.
지난 9월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각종 규제로 인해 재벌의 기업 인수가 쉽지 않은 마당에 사모펀드가 중소기업 인수에 앞장서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모펀드의 중소기업 M&A가 늘면 한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 활동한 사모펀드의 수는 총 237개이며, 운용하는 자산 규모도 40조원에 달한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한국 내 M&A 시장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11%에 이를 정도다.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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