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14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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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 전용 시장인 코넥스가 설립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첫 발을 디뎠다. 설립 반 년 만에 코스닥 이전상장 결정을 내린 기업이 나오는 등 올 상반기 최대 10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할 것으로 전망돼 기업공개(IPO)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기업 메디아나와 아진엑스텍은 지난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이전상장 결정 계획을 밝혔다. 이들 기업은 다음 달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 이르면 오는 6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이는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시도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코스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코넥스 상장사들에게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상장사들은 메디아나와 아진엑스텍이 코스닥 이전상장 과정에서 취할 주식분산 방법을 지켜본 후 향후 이전상장할 때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코스닥시장 이전상장 결정을 내린 두 기업 외에도 하이로닉, 피엠디아카데미, 테라셈, 베셀 등 최대 10곳이 올 상반기 코스닥 이전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넥스시장 출범 초기 상장된 21개 기업 중 절반 가량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6개 기업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외형 심사요건을 모두 갖춰 이사회 결정만 나면 곧장 코스닥시장에 이전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공시한 코넥스 기업 중 테라셈, 엘앤케이바이오, 하이로닉, 아진엑스텍, 메디아나, 퓨얼셀 등 6개 기업은 매출액 및 시가총액(코넥스시장 기준) 심사요건을 갖췄다.
지난해 실적 결산이 끝나면 외형 심사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3분기까지 매출 요건을 넘긴 기업은 15개에 달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상장기업들은 지난해 실적 결산이 끝나는 대로 코스닥 이전상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회사 실적이나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오는 2월께 코스닥 이전상장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코넥스 상장사 지정자문인은 "코넥스시장 출범 당시 상장사 20곳 이상이 올해 코스닥 이전 상장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며 "지난해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을 냈던 기업들의 경우 4전기 실적을 기다리고 있어 지난 회계연도 결산 시점에 코스닥 이전 상장을 신청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려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최근 매출액 100억원 이상 및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 20억원 이상 △최근 매출액 50억원 이상 및 매출액 증가율 20% 이상 등 4가지 외형 요건 중 한 가지를 만족하면 된다.
그러나 코넥스 기업들의 코스닥 진출에 금융당국 및 시장이 하는 역할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이 코넥스 기업들의 신속한 코스닥 이전을 위해 마련한 신속이전상장(패스트트랙) 제도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은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지 1년 이상 지난 기업에만 해당돼 지난해 7월 상장한 기업들은 오는 7월이 지나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질적 기준(ROE, 영업이익률 등)을 완화하는 대신 매출 기준은 더욱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기존 코스닥 상장 요건에서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은 100억원 이상이지만 패스트트랙은 2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한 코넥스 기업 관계자는 "IT 관련 제조업종이 아니면 연매출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렵다"며 "연 200억원 이상 매출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회사가 굳이 코넥스 시장을 거쳐 상장할 필요가 있냐"고 지적했다.
[권한울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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