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대치동 구마을 일대 전경. <이승환 기자> |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 '구마을'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일대 대치동 구마을 1ㆍ2ㆍ3지구 5만8958㎡가 총 979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재건축 사업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총 3개 지구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12일 1지구를 끝으로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 속도가 늦던 3지구가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재건축 조합 설립 추진위원회 예비임원(추진위원장과 감사)을 선임하면서 추진위 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다. 오는 26일 추진위원장을 정식으로 선임하고 주민 동의서를 받아 이르면 오는 3월께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2003년 6월 조합설립인가 이후 10년여 만에 지구지정에 성공한 1지구는 사업이 가장 진척돼 있다.
이미 건축설계에 들어갔으며 연내 건축심의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게 목표다. 이르면 내년 말 관리처분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구마을 1구역 조합 관계자는 "이미 10년 넘게 재건축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주민들의 사업 의지가 강해진 상태"라며 "조합원들과 협의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지구 역시 현재 소규모로 쪼개져 구성된 조합들을 하나로 합병해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마을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979가구 중 82%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805가구)으로 구성되며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도 32%(309가구)나 돼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80가구는 서울시가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대치동 963 일대 1지구(2만9532㎡)는 용적률 240.98%, 건폐율 26.15%가 적용돼 최고 18층 규모 9개동 454가구로 탈바꿈한다. 대치동 977 주변 2지구(1만4593㎡)는 용적률 220%, 건폐율 36.14%를 적용받아 최고 15층 규모 8개동 268가구가 건립된다. 대치동 964 일대 3지구(1만4833㎡)는 용적률 249.95%, 건폐율 40.89%로 최고 16층 6개동 총 257가구를 짓는다.
구마을 일대는 대치동 학원가와 휘문고, 대현초 등 명문 교육시설로 둘러싸인 강남권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다.
강남권에선 찾아보기 힘든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로 가구당 대지 지분이 큰 편이라 투자자 관심이 높다. 사업 속도가 중요하긴 하지만 일단 입지와 환경은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인근에 은마ㆍ현대ㆍ우성2차 등 굵직한 재건축 단지가 포진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일대 집값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지구 지정 전이던 지난해 8월 3.3㎡당 평균 2400만~2500만원 선이던 이곳 집값은 현재 3000만원 초반대까지 호가가 뛰었다. 가격이 급등
인근 정상호공인 관계자는 "실제로 이전 실거래가보다 약간 높은 3.3㎡당 2500만~2600만원 선에 매입하겠다는 투자자가 2~3명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아파트발 재건축 훈풍이 대치동 한복판 알짜 지역까지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