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의 적대적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된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피델리티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피델리티 측은 17일 "운용 전략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발언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피델리티가 경영권 경쟁에서 한쪽 편을 들었던 적은 없던 것으로 알려져 중립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동제약과 녹십자 양측 모두 피델리티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M&A 관전 포인트는 일동제약 지분을 29.36% 끌어모은 녹십자의 속뜻이 과연 무엇이냐다.
녹십자 측은 적대적 M&A설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다.
두 회사가 '상호 협력 관계'라고 보기에는 갈등의 골이 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지분 인수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
일동제약 측은 "녹십자가 상호 협력을 위해 일동제약 주식을 취득한 사실은 보도를 통해 접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앞서 녹십자 역시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결정에 대해 전혀 언질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녹십자 의 의도는 오는 24일 예정된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로 알 수 있다.
[이새봄 기자 /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