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동 옛 단국대 터에 들어선 최고급 민간임대아파트 한남더힐이 분양전환 과정에서 시행사와 입주자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인 한스자람은 작년 말 끝내려던 분양 전환을 최근 가장 작은 평형인 87㎡(공급면적 기준)만 마감하고 나머지 대형 평형은 기한을 명확히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스자람 관계자는 "대형 평형 분양 전환 마감 날짜와 가구 수에 대해서는 뭐라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입주자 측 분양대책위는 "고가 분양 논란으로 대형 평형을 분양 전환 받은 입주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분양대책위는 조만간 시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 법적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한남더힐은 지상 3~12층 87~333㎡형 600가구로 이뤄졌다. 대부분이 215㎡ 이상(467가구) 대형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임대주택으로 공급됐다. 임대의무기간의 절반인 30개월이 지나면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작년 분양 전환가를 조율하려 했지만 3.3㎡당 평균 분양가에 대해 입주자는 2800만~3000만원을 주장하고 시행사는 5000만~5300만원을 불러 합의에 실패했다. 결국 시행사가 회사가 산정한 분양가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에서 분양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시행사에 따르면 아파트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달리 정해지는 분양 전환가격은 87㎡(26평)의 경우 8억원 수준이지만 대형 평형은 △215㎡(65평형) 27억~32억원 △246㎡(74평형) 34억~42억원 △284㎡(85평형) 42억~48억원 △302㎡(91평형) 54억~62억원 △333㎡(100평형) 70억~83억원에 달한다.
양측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남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입주자가 분양 전환을 받아 시장에 내놓은 집이 거래되면서 첫 시세가 형성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87㎡형이 최근 9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현재 매매가는 분양전환가에 1억~1억2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9억5000만~10억원 수준이다
H공인 관계자는 "작은 평형은 전체 133가구 중 절반 이상이 분양 전환을 받았지만 큰 평형은 분양가가 워낙 비싸게 책정된 탓에 분양 전환이 돼 매물로 나온다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작은 평형도 분양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소유권 등기, 잔금 날짜 등에 문제는 없는지 문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