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16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건설업계가 회사채 시장 움직임에 이목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회사채 발행시장에 기관투자자들이 몰리는 등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사들도 수혜를 볼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투자금융(IB)업계는 이달 말 태영건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주목한다. 건설사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라, 건설채에 대한 기관투자자 심리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대표 주관사는 한양증권이 맡았다.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오는 26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태영건설 47회) 상환에 쓴다. 부족한 자금은 자체보유 현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연초부터 기관들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회사마다 2대1 수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발행이 어려웠던 A급 회사채도 올해 들어서는 무난히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태영건설 회사채도 흥행 가능성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업내용도 나쁘지 않다. 태영건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170.9%로 경쟁 건설사와 비교하면 양호하다. 태영건설은 SBS미디어홀딩스와 태영 인더스트리 대주주로써 태영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매출액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태영건설이 소유 중이 유가증권과 부동산 장부가치가 9000억원을 웃돌고 있어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신용평가업계 시각이다.
다만 IB업계 전문가들은 수요예측 흥행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 투자성향을 고려하면 아직 태영건설 회사채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영업을 통한 현금 유입 가능성도 크지 않아 대다수 건설사들이 회사채 만기 대응전략에 '빨간불' 이 켜진 상태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시장 투자심리 회복세가 건설채까지 확산되는 신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수요예측에도 기관투자자가 대규모로 몰린다면 회사채 시장 양극화 현상이 완화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건설사 회사채와 CP 상반기에만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태영건설을 시작으로 다음달 17일 한라건설은 13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3월에는 동부건설(700억원), SK건설(1300억원) 두산건설(650억원), 현대엠코(1000억원) 회사채가 돌아온다. 두산건설은 5월과 6월에 추가로 3200억원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건설(4500억원)과 한화건설(2300억원), GS건설(2000억원), 대우건설(1500억원) 등은 다음 분기에도 대규모 만기를 준비해야 하는 회사들이다.
STX팬오션 법정관리 사태에 이어 동양그룹 기업어음(CP) 사태를 거치며 회사채 발행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건설사들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채가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건설채 신규발행은 자취를 감췄다. 대부분 금융권 대출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단기자금 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만기를 연장했다. 회사채를 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는 사례도 줄을 이었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