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22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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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회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카드사 자금조달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가 카드사 회사채를 바라보는 기관투자자들 시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올해 국내 주요 카드회사들이 갚아야 할 회사채가 9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올해 카드사들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카드사들이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할부금융을 진행하고 있어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못하게 될 경우 사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카드는 카드회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1조8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현대카드도 올해 1조3800억원 규모 회사채가 만기 도래한다. 이번에 고객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각각 1조5300억원과 1조1163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은 카드 관련 여신 업무를 진행할 자금을 회사채를 통해 마련하고 있어 신용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대부분 카드사들은 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무난히 차환(만기 도래 회사채를 새로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는 것)해 왔다. 이들이 대형 금융기관을 계열회사로 두고 있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와 신용평가업계가 카드채를 바라보는 시각은 많이 악화된 상황이다. 실제로 신용평가사들은 신용카드회사간 과당경쟁, 직불카드 사용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 등을 이유로 카드산업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실제로 카드회사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카드채에 투자하는 기관들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최근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한 우리카드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대규모 미매각(기관투자자에게 팔리지 않고 남은 회사채)을 증권사에 안겼다. 우리카드 신용등급은 'AA'로 우량한 편이었지만 14일 수요예측에서 투자 의사를 밝힌 기관투자자는 없었다. 우리카드가 매각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최근 카드업 수익성 악화가 기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는 게 IB업계 시각이다.
이번 카드회사 고객 정보유출 사건으로 악화되고 있는 카드사들 경영 환경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미 일부 카드사에서는 고객들이 카드를 해지하는 '카드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일부 고객들이 집단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카드사 피해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객 정보유출로 문제가 된 카드사들에 대해 기관투자자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며 "향후 자금조달이 쉽지 많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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