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성전자 연간 배당금은 삼성전자가 2003년부터 연간 배당금을 5500원에서 1만원 사이로 유지해 온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기업 이익의 주주환원 정책 기조를 발표하면서 올해 높은 배당금 지급을 예고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올해 배당금을 조금이나마 늘렸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보통주 1950원, 우선주 2050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8조3155억원)이 2012년보다 1.5% 감소했지만 보통주에 대한 주당 배당금은 50원 늘려 발표했다.
반면 삼성정밀화학은 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650원에서 올해 300원으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 동서 주당 배당금도 지난해 800원에서 올해 550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암모니아 계열에서 나타난 시황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어 배당을 늘리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동서는 배당금 총액이 지난해 470억원에서 올해 546억원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11월 실시한 무상증자 때문에 배당 가능 주식 수가 5875만주에서 9970만주로 늘어나 주당 배당금이 감소했다.
LG생활건강(3750원) 삼성SDI(1500원) 삼성물산(500원) 농심(4000원) 등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와 동일했다.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대표 수출주들이 최근 엔저 위기 속에서도 주당 배당금을 늘린 것은 주주에게 기업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기업이 잉여금으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특히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매출 성장세가 정체를 보이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ㆍ현대차 배당 규모 확대로 이들 그룹 대주주들은 올해 사상 최대 배당금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보통주 498만5464주(3.38%)와 우선주 1만2398주를 보유하고 있어 총 689억7112만원을 배당금으로 받게 됐다. 중간배당까지 합치면 이 회장이 받게 되는
현대차 주식 1139만5859주(5.2%)를 보유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현대차 이사회의 결산배당에 따라 222억원 넘는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지급됐던 216억5213만원보다 5억원 이상 많은 액수다.
정몽구 회장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차 보통주 6445주와 우선주 298주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1318만원을 받는다.
[용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