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발(發) 악재로 코스피가 27일 장중 1900선이 붕괴됐다.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한 신흥국 시장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중국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6개월만에 경기 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도는 등 대외 불안 요인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오면서 자산 매입 축소 규모에 대한 우려도 지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김낙원 하이투자 연구원은 이날 "FOMC를 앞두고 양적완화의 규모와 속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뚜렷해지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이머징 국가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한 것도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HSBC가 발표한 1월 중국 PMI 잠정치는 49.6으로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에 의지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 신흥국 국가들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번지고 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라며 "중국 경제가 침체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도 휘청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국 시장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의 원자재 주요 수출 상대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이 최근 몇 년 간 급격한 경제 성장을 달성하며 원자재 수급을 이끌었지만 성장이 정체되며 원자재 수급량도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원자재 수출 규모가 큰 남미국가들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더이상의 주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가 이미 한 차례 이뤄져국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신흥국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급락하고 급락과 디폴트 위기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상당하다"면서도 "이번주 예정된 FOMC에서 자산 매입 축소 규모를 급격히 늘리는 극단적인 입장만 취하지 않는다면 불안감
이어 "지수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 가능성도 있으나 이 역시 FOMC 결과 확인 후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며 "최근 몇몇 기업의 실적 발표와 같은 내부적 요인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김잔디 기자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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