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문화·감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문화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과거 아파트 분양을 위해 견본주택 내에 모형도나 유니트만 전시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문화강좌나 클래식음악회, 패션쇼, 사진전시회 등을 개최하면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는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운영해 온 주택문화관 위주로 이 같은 행사를 벌여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견본주택이나 분양 홍보관에서 문화행사를 겸한 문화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오는 상반기 서울숲 인근에 분양예정인 ‘트리마제’ 분양홍보관 ‘D Lounge’에서는 지난 20~24일 5일간 고객들을 위한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링 클래스(Life Styling Class)’를 선보였다. 아트·뷰티·와인·패션 및 데코&플라워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운영해 고객들에게 풍부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했다.
‘트리마제’ 분양관계자는 “트리마제는 최고 47층 규모의 초고층 랜드마크 상품과 특급호텔 수준의 서비스가 결합된 고품격 주거환경을 자랑하는 만큼 이를 반영한 최고급 문화 이벤트를 열었다”며 “주고객층의 가치와 안목에 걸맞는 수준 높은 강좌를 선별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547-1번지 일대에 위치하는 ‘트리마제’는 지하 3층, 최고 47층 4개동 규모에, 소형에서부터 대형 펜트하우스까지 전용면적 25~216㎡의 다양한 주택형으로 총 688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단지는 한강의 물줄기와 서울숲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강변북로 바로 앞에 들어서기 때문에 눈앞을 가로막을 고층 건물이 없다.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F21·F22·F23-1블록에 분양중인 ‘송도 더샵 마스터뷰’ 견본주택에서는 매달 다른 문화프로그램을 구성, 주말 방문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1월의 문화행사로는 아이들을 위한 ‘나만의 아바타 만들기 및 동화요리교실’을 운영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5시에 관절인형에 클레이를 붙이는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었으며 일요일에는 신청자 20명을 대상으로 동화와 연계한 요리교실을 진행했다. 이 단지는 지하2층, 지상 25~34층 17개동, 전용 72~196㎡, 총 1861가구로 구성된다.
대우건설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분양중인 ‘역삼 푸르지오 시티’ 견본주택, 대우건설 주택문화관 ‘푸르지오 밸리’에서는 비즈니스를 위한 컨퍼런스 공간과 문화이벤트 공간 ‘씨어터·갤러리·Uz클럽’을 마련했다. 견본주택 관람은 물론 전시회 및 문화강좌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지난 14일에는 ‘건설순환자원의 활용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국건설순환자원학회 글로벌세미나가 열리며 전문 학회를 위한 학술공간으로도 활용됐다. ‘역삼 푸르지오 시티’는 지하 7층~지상 15층 1개 동, 전용 23~33㎡ 규모로 총 333실로 이뤄져 있다.
건설사 브랜드 홈페이지를 통한 문화이벤트도 활발하다.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동시에 높일 수 있어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 마케팅을 전개하며 추첨을 통해 공연 티켓 및 전시회 입장권을 증정, 고객들에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GS건설 아파트 브랜드 ‘자이(Xi)’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는 입주민과 입주예정자를 위해 창간된 잡지 ‘가가자이(佳家Xi) 독자선물 이벤트’를 열었다. 잡지 독자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회원까지 참여 가능 이벤트로 관람하고 싶은 전시회명과 신청이유를 작성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추첨을 통해 미술, 사진전시회 등의 무료 관람권을 증정했다.
대림건설의 ‘e편한세상’은 입주민들을 위한 ‘Orange Day’ 문화이벤트를 상시로 운영한다. 입주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로 e편한세상 브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발, 각종 연극과 뮤지컬 등 문화공연을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 7일에는 대림미술관에서 입주민 자녀들을 대상으로 예술 체험프로그램 ‘오렌지 아트 스쿨’을 열어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진행했다.
업계 전문가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이벤트를 통해 공연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라는 요소를 마케팅에 도입하면서 수요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