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복합유통단지로 개발할 예정인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의 인수.합병(M&A)이 또 한번 무산됐다.
이에 따라 STS개발과 컨소시엄을 꾸렸던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마트, CJ그룹의 CGV와 CJ푸드빌 등의 입점 계획도 함께 불투명해졌다.
4일 파이시티는 M&A 본계약자인 STS개발 컨소시엄이 투자계약 해제를 통보해와 이를 채권단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STS개발 측은 파이시티의 인허가 재인가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자계약 해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는 작년 8월 인허가 재인가 조건으로 신세계백화점, 롯데마트 등이 포함된 STS개발 컨소시엄과 4012억원에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투자 잔금 납부 마감일인 지난 3일까지도 파이시티 인허가 재인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허가 비리 문제로 시끄러운 가운데 사업 진척이 사실상 멈춘 상황이라 재인가가 쉽지 않은 문제였다"며 "인허가 절차를 모두 다시 밟아야 하는데다 기존의 개발 조건도 다시 확보하기 어려워 STS개발이 사업성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표면적인 이유와 달리 STS개발이 잔금 36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인수를 포기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간 STS개발과 대주단이 잔금 납부를 두고 마찰을 빚어왔다는 점 때문이다.
파이시티측은 조만간 재입찰을 추진하는 동시에 인허가 재인가를 내주지 않는 서울시 등 관련 관청을 상대로 소송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파이시티는 2009년 11월 실시계획인가와 건축허가를 받은 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지난해 4월 1일 실시계획인가, 7월 5일 건축허가가 차례로 취소됐다.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강남권 상권을 공략하기 위해 파이시티를 거점으로 삼으
신세계백화점은 당초 2018년께 약 4만9600㎡ 규모 파이시티점을 열어 강남에서의 입지를 공고히한다는 계획이었다. 롯데마트 역시 파이시티 점포를 개장해 이마트, 홈플러스 등 인근 경쟁업체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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