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자금력과 저신용자 신용대출에 특화된 '노하우(knowhow)'를 가진 대형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실시됨에 따라 향후 저축은행 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잘 알려진 A&P파이낸셜대부의 경우 저축은행 인수 시 서민 및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 20%대 중금리 신용대출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러시앤캐시발(發) 금리인하가 저축은행 업계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앤캐시, 열 번 도전 끝에 저축銀 인수 기회 잡아
예금보험공사는 4일 예성·예나래·예주·예신저축은행 등 4개 가교저축은행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우선 전북 전주에 본점을 두고 서울 1개, 경기 2개, 충청 3개, 전북 2개 등 지점 8개를 보유한 예나래와 서울 강남에 본점을 두고 서울 3개, 경기 3개, 인천 2개 등 지점 8개를 가지고 있는 예주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에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산 2조678억원 규모의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가 선정됐다.
러시앤캐시는 그간 저축은행 인수전에 수차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대부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대부업 신규 영업 최소화를 비롯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가이드라인'을 금융당국이 발표하면서 러시앤캐시는 10번의 도전 끝에 이번 가교저축은행 인수 기회를 움켜쥐었다.
러시앤캐시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연 20%대 중금리 신용대출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저축은행의 금리인하 경쟁이 촉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 강남에 본점을 두고 서울 3개, 경기 3개, 인천 1개 등 지점 7개를 보유한 예신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에는 웰컴론으로 잘 알려진 토종 대부업체 웰컴크레디라인대부가 선정됐다. 이로써 예보의 가교저축은행 4곳 중 3곳을 대부업체가 사실상 인수하게 됐다.
웰컴론 역시 저축은행 인수 시 20%대 중금리 신용대출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어서 대부업계발(發) 금리인하 움직임에 저축은행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형 저축銀 신용대출금리 연 30%대 집중 '깨지나'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실시되면서 신용대출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기존 대형 저축은행들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그간 부실 등 일련의 저축은행 사태로 대형사들이 문을 닫아 마땅한 경쟁사가 없었지만 자금력을 가진 대형 대부업체가 '전매특허'인 서민 및 저신용자 신용대출 노하우를 앞세워 영업에 적극 나선다면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서는 더 이상 영업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89개 저축은행 중 가장 신용대출이 활성화된 HK저축은행의 금리대별 신용대출 취급비중을 보면 연 30~35% 금리구간에 80% 이상이 집중돼 있다. 반면 10~15% 구간에는 0.4%, 15~20%에는 1.3%, 20~25% 구간에는 1.6%, 25~30% 금리대에는 14.9%가 분포돼 있다. 100만원을 빌려 연 이자로만 30만원 이상을 내는 고객 비중이 전체 신용대출 고객 10명중 8명꼴인 셈이다.
또 다른 대형사인 SBI저축은행 역시 연 30~35% 고금리 구간에 전체 신용대출 고객의 상당수가 집중되고 있는 등 여타 저축은행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축銀 넘어 2금융권 전반으로 금리 인하 확대되나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시 비단 저축은행업권에서만 금리인하 경쟁이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과 비슷한 연 20~30대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하는 있는 곳이 캐피탈, 카드사 등 2금융권 내에 상당수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캐피탈권의 경우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현대캐피탈, 우리파이낸셜, 아주캐피탈, 롯데캐피탈, 하나캐피탈은 저신용자에 대해 연 20%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금리인하 경쟁으로 저축은행권에서 20%대 신용대출이 자리를 잡을 경우 캐피탈, 카드사 등 2금융권 전체로 금리인하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캐피탈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가 완료되면 (대부업 소속 저축은행들이) 영업자금을 싸게 들여와 신용대출 심사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적
한편 예보는 향후 가교저축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와 세부협상 등을 거쳐 2월중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후, 금융위원회의 주식취득 승인을 거쳐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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