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출발은 좋지 않다. 기대했던 1월 효과는 없었고, 2월 들어서는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로 하락 폭이 커지자 증권사들 시장 예측력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다만 연초 주가 하락이 생각지 못한 새로운 악재 등장 때문인지, 아니면 실재하지 않은 상승 근거를 믿어왔던 것인지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현시점에서 우리는 '주가는 모든 것을 선행한다'는 투자 교훈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주가가 모든 것을 선행한다고 해도 실재하지 않는 부분과 논리적인 비약을 확대해서 볼 필요는 없다. 현재 시장에서 염려하고 있는 미국 테이퍼링은 미국 경제 회복을 전제로 진행되는 것이고, 이미 주요 기업 실적 발표에서 드러났듯이 낙관적인 실적 전망치 역시 크게 하향됐다.
올해 증시는 코스피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주도 업종에서 빠른 순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 주가가 대외 변수로 인한 시장 리스크 확대와 실적 충격을 크게 받은 반면 중소형주는 단기 실적보다는 성장성과 미래 가치가 우선시되는 특성상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코스닥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를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저성장 경제 환경 속에서 테이퍼링 이슈와 신흥국 관련 염려가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주식시장의 시스템 리스크에서 한 단계 비켜나 있는 소위 강소(强小)기업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커질 수 있는
특히 2월 말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제적인 액션플랜과 중소ㆍ중견기업 성장 촉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내용 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과거 IT 관련 중소형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IT 839' 정책에도 다시 눈길이 가는 이유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