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10일 전망했다. 다만 경기회복 정도와 4월 새로 부임할 한국은행 총재의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려 올해 2~3분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2월 기준금리에 대해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과정에 진입했지만 성숙돼지 않아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방어 필요성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동결 명분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도 "성장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렇게 낮지도 않은 상태"라며 " 8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통위의 입장을 변화시킬 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에서도 자체 전망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는 코멘트를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2~3분기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유 연구원은 세계 금융시장이 테이퍼링 때문에 흔들리면서 미국 연준의 긴축이 주변국과 신흥국에 악재라는 게 증명됐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테이퍼링에 출렁임이 덜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시장이 아시아 신흥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괜찮았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며 "이에 대해 고려로 한은의 향후 입장은 경기부양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 연구원은 지난달에 이어 한국은행에 새 총재가 취임하는 4월 이후 5,6월쯤 한차례 금리인하, 하반기 또 한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했다.
그는 "새 총재가 누가 되느냐가 관건이지만, 우선은 임명권자에 따라 친정부 성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금리를 인하하면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갈 위험성도 경계하겠지만 그보다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자금은 오히려 몰릴 것이라는 논리를 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경기회복으로 마이너스 GDP갭이 축소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현재 금통위원들의 기조라면 디플레이션 상황이라도 경기가 성장방향이기 때문에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맞을 수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대통령이 주문한 만큼 내수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가 새 총재가 금통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향후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 총재 외에 금통위원 한명도 4월 교체될 예정이며, 총재가 새로 부임하면 부총재도 바뀌거나 최소한 총재 뜻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3표가 새 총재 기조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연구원은 "1월 금통위 수정경제전망 내용을 보면 수치상 변화는 없지만 전체적인 향후 성장경로나 물가경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상향 조정됐다"며 "이로써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 점점 성숙해 가고 있으며 올 7월께 실제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경기회복으로 마이너스 GDP갭이 축소되고 있으며 올해 1~2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플러스갭이 확대되면 7월 이후 또한번의 금리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요인이 있음에도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는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데 주목하며 "한은이 국내경기에 접근하는 방법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성장성이 기대에 못 미치고 저물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흐름에서는 인하를 단행하는 선제적인 통화정책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행 총재 교체가 금리인하로 연결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친정부 성향의 총재가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은 있지만 최소한의 명분은 있어야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경기회복 추세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새 총재도 결국 펀더멘털을
이 연구원은 "다만 경기회복이라는 전제조건이 약화된 상태에서 친정부 성향 총재가 들어온다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