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 불안에다 기대했던 선진국 경기 지표마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지수는 3.7%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4.4% 하락했다.
코스피 안에서도 주식 크기별로 차별화가 뚜렷했다. 대형주(시가총액 1~100위) 지수는 5.4%나 하락한 반면 중형주(101~300위) 지수는 0.1% 하락하는 데 그쳐 제자리를 지켰고, 소형주(301위~전체) 지수는 오히려 4.5% 상승했다.
미국 테이퍼링과 신흥국 불안으로 인한 시장의 전반적인 조정국면에서도 중소형주는 강세를 보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코스닥시장 1010개 전체 상장 종목의 연초 이후 지난 7일 종가 주가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133개 종목이 1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0% 이상 상승한 종목도 34개나 됐다.
유가증권시장 729개 상장종목 가운데 연초 이후 15% 이상 상승한 종목은 75개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중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20개와 52개로 96%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제약ㆍ바이오ㆍ의료장비 등 헬스케어 관련주와 게임, 건설 업종의 강세가 돋보였다. 연초 이후 15% 이상 주가가 상승한 코스닥 133개 종목 가운데 3개 업종 관련 종목은 36개로 27%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인 씨케이에이치는 동충하초를 재료로 한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연초 이후 주가가 80.2%나 올랐다. 내시경 제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인트로메딕은 59.8%, 종합감기약 '하벤'의 제조사인 고려제약은 39.5% 주가가 올랐다.
최근 헬스케어 관련주들 상승세가 눈에 띄는 까닭은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사회문화적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성이 돋보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허은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업종의 강세 추이는 글로벌 트렌드고 점점 한국도 선진국과 동조화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긴 하지만 중장기적 성장의 초입 국면에 불과하며 앞으로도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업종 강세도 눈에 띈다. 최근 인기 게임의 후속버전인 '애니팡2'를 출시한 선데이토즈는 연초 이후 128% 상승해 전체 시장을 통틀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위메이드(35.2%) 액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환경은 경기나 환율, 그리고 수급 측면에서 뚜렷한 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인 증시 흐름은 중소형주 중심의 개별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