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위기가 불거진 지난달 24일 이후 12거래일 동안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 이상 등락을 보인 날이 5일이었다. 최근 거래일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높은 변동성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지난 3일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도 21.44까지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20을 넘었다. VIX가 높을수록 시장 등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미국의 테이퍼링과 신흥국발 위기로 출발한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해외상품부 이사는 "변동성이 심화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변동성'과 '인버스(역방향)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은 변동성, 인버스 투자 기회가 많지 않아 미국 등 해외 ETF 시장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이후 지난 5일까지 미국 S&P500 변동성지수 선물 가격에 2배 연동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VIX 단기선물'은 64.76% 상승했다. 미국 증시는 하락했지만 높아진 변동성이 수익의 원천이 됐다. 올해 미국의 테이퍼링 관련 추가 결정, 신흥국 시장 상황 악화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울 소재가 도처에 널려 있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지수가 기준지수 자체보다 4~5배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데다 지수의 2배로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미국 S&P500지수를 2배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쇼트 S&P500', 미국 다우존스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쇼트 다우30', 나스닥100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쇼트 QQQ'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24일 이후 각각 4.25%, 6.28%, 4.62% 상승했다.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의 진원지였던 신흥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디렉시온 이머징마켓 베어 3X셰어즈'는 한국, 중국,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등 25개 이머징 국가 가 중평균 지수의 역으로 3배 추종하는 ETF다. 이 상품은 지난달 24일 이후 2.68% 상승했다. 이달 들어 일부 이머징 국가에서 반등이 나타나면서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 3일까지 8거래일만 놓고 보면 17.41% 올랐다. 올해 테이퍼링 속도 조절 여부에 따라 신흥국 증시 변동성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주목해 볼 만한 상품이다.
[박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