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0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자금조달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김치본드가 올해 들어 정부의 외화부채 감축 움직임과 맞물려 공기업을 중심으로 발행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어 주목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금리수준 등 발행조건들도 해외채권과 크게 차이가 없어 향후 발행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치본드는 국내외 기업이 한국에서 달러화 등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지난 2011년 정부가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김치본드에 투자를 제한한 이후 발행이 사실상 끊겼다. 달러표시채권 기준으로 2010년과 2011년 각각 63억7000만달러, 59억4000만달러에 달했던 김치본드 발행규모는 2012년 14억50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6억4000만달러가 발행되는데 그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김치본드 금리수준이 발행가능 구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해외채권과 비교해 금리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어 3억달러 이하 규모에서 공기업들의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국내의 풍부한 외화유동성을 활용한 김치본드 발행을 독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정책방향에 외화차입이 필요한 공기업이 외화 일부를 김치본드를 통해 조달하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국내 외화자금을 융통해 국가 차원의 외채규모를 줄이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지난 2011년 발행분이 대부분 3년 만기여서 올해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점도 김치본드 발행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미국 달러표시 김치본드 규모는 55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해외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기관이나 기업들도 해외차입 대신 김치본드 발행으로 선회할 수도 있어 김치본드 발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일각에서는 김치본드가 '반짝 유행'에 그칠 것이란 진단도 없지 않다. 아직까지 김치본드 발행은 정부정책에 동조해서 이뤄지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공기업이라도 발행조건이 불리해지면 김치본드를 발행하라는 정부 독려도 소용 없을 것"이라며 "국내 발행사와 투자자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작업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