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2월 14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우리카드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 다시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지난해 이후부터 수요예측 참패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카드가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는 불명예 기록을 깰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달 말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회사채 발행을 주관할 대표 주관회사로 KB투자·한국투자·하이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우리카드는 이번에 조달한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카드 여신영업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사업 특성상 회사채 발행이 잦은 편이다. 회사로서는 원활한 자금조달이 중요하지만 최근 자금을 모집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등급도 'AA'급으로 우량등급 회사채에 속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은 철저히 우리카드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부터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 참패를 이어가면서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들에게 대량 미매각(기관투자자에게 팔리지 않고 남은 회사채)물량을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4일 진행한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희망금리 내로 접수된 기관 청약률이 '제로(0)'를 기록했다. 우리카드가 제시한 금리로 회사채를 사겠다는 기관투자자가 없었다는 뜻이다. 남은 물량은 발행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가 떠안았다. 앞서 지난해 진행한 회사채 발행작업에서도 우리카드는 3차례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
우리카드 회사채가 시장에서 계속 외면 받는 이유는 우선 회사가 매각을 앞두고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 패키지에 묶여 매각 일정을 앞두고 있다.
우리카드 회사채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 지난해 8월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당시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기관투자자 청약금이 몰리면서 예정보다 발행 물량을 늘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금융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우리카드 몸값은 계속 낮아지는 모습이다.
우리카드가 신용카드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수요예측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는 점도 여신전문금융채에 투자하는 기관들이 우리카드 회사채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기존 카드사들은 '일괄신고'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수요예측 방식은 일괄신고 방식에 비해 발행 준비 기간이 길고 금리 변동 리스크(위험)도 발생한다.
우리카드 회사채가 흥행 연패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IB업계 전문가들 시각이다. 우리카드가 제시하는 회사채 발행금리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금리 사이에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우리카드 회사채가 또 미매각이 발생하는 경우 한국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에 이어 추가로 물량을 인수하게 된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