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지구지정이 된 후로 국토교통부에서 연락온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선거 앞두고 괜히 지역 여론을 악화시키기 부담되고 주민 의견 수렴도 어려울 것 같으니 조용한 거 아니겠어요."(신정호 목동 행복주택 비대위원장)
6ㆍ4 지방선거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목동 등 5개 지구 행복주택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토부는 지난 12월 19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목동ㆍ송파ㆍ잠실ㆍ공릉ㆍ고잔 5개 지구를 행복주택 지구로 지정했다. 주민들 반대가 심했지만 행복주택을 기다리는 수요자가 많은 만큼 차차 의견수렴을 계속해가면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 지구지정을 한 것이다.
하지만 5개 지구 비대위 위원장들은 지구지정 후 2개월이 지나도록 국토부 쪽에서 연락이 한 통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앞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주민 설득 작업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이러는 사이 지역 여론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황규돈 공릉 행복주택 비대위원장은 "일방통행 식으로 지구지정을 해놓고는 만나자는 얘기도 한번 없다"며 "작년부터 이미 행정소송을 준비해왔으며 목동지구와 함께 곧 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주민과 접촉하거나 사업계획 수립 발표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것은 지방선거 때문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진 상황에서 행복주택 사업을 밀어붙이면 지역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목동 주민은 "목동은 구청장과 국회의원 모두 여당으로 전통적으로 여당세가 강한 지역"이라며 "이런 곳에서 국토부가 굳이 이 시기에 사업을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지자체 입장에서도 사업 진행이 껄끄러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와 함께 지구지정에 따른 후속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주
국토부는 이에 대해 계획 수립을 위해 지자체와 의견을 조율 중이며 이 과정에서 계속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본부 관계자는 "지구지정 후 계획 수립을 위해 지자체와 계속 접촉하고 있고 주민 의견도 듣고 있다"며 "행복주택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근우 기자 /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