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리는 팬택이 곧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2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한 지 2년여 만에 다시 워크아웃 체제로 들어가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주주협의회를 통해 팬택의 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팬택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전에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워크아웃 신청은 팬택 측이 최종 결정할 사안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워크아웃 신청 없이는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다'는 방향을 확정함에 따라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은 불가피해 보인다.
출자전환을 통해 팬택에 지분을 보유 중인 채권단 주주협의회는 당초 팬택에 대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땅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자 워크아웃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통해 구체적으로 회사 재무 상황이 어떤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지난해 자금 지원에 참여하지 않은 하나ㆍ신한ㆍ국민은행이 워크아웃 신청을 반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팬택 전체 지분 중 총 37%를 가진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는 팬택에 자금 16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하나ㆍ신한ㆍ국민은행은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체제가 아닌 기업에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며 지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팬택의 실적 악화는 지속됐다. 샐러리맨 신화를 이룬 박병엽 팬택 전 부회장이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사퇴하기도 했다. 임직원 800명에 대한 무급 휴직, 해외 스마트폰 사업 중단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팬택은 적자 구조를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통해 회사가 다시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들어 적자 폭이 줄어드는 등 영업 환경이 개선될 여지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