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를 직접 선택하는 투자자도 많지만 판매 창구 직원의 추천이나 은행ㆍ증권사가 추천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증권사의 펀드 고르는 안목이 은행보다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1000억원 이상 판매잔액이 있는 은행ㆍ증권ㆍ보험ㆍ자산운용사가 판매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신영증권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말 현재 214개 펀드를 팔았으며 1년간 수익률은 12.83%로 88개 판매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452개 펀드를 판매 중인 한국투자증권이 1년 수익률 9.24%로 뒤를 이었고, KB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95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8.51%를 기록했다.
한화생명보험과 PCA생명보험은 같은 기간 평균 8.43%와 6.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은행은 수익률 상위 10개사에 포함된 곳이 없었다.
신영증권과 한투증권이 판매한 펀드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주력으로 판매한 펀드의 수익률이 높았던 덕분이다.
신영증권이 가장 많이 판매한 펀드는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이었고, 한투증권은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을 주력으로 팔았는데 두 펀드 모두 지난해 가치주 열풍을 주도하며 높은 수익률을 냈다.
수익률이 높은 판매사들은 객관적으로 평가해 투자자들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게 유도하도록 창구 직원들에게 꾸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운용사별 펀드수익률, 수탁금, 펀드매니저 이동과 관련된 정보도 제공한다. 문승현 한투증권 상품전략부장은 "과거에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 잘 팔렸던 펀드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펀드 선정 모델'을 통해 펀드를 추천한다"며 " '펀드 선정 모델'은 우수한 성과가 예상되는 펀드를 선정하는 모델인데, 여기서 선정된 펀드가 주요 판매 펀드가 되며, 고객이 부진한 펀드에서 유망한 펀드로 적극적인 리밸런싱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자산관리를 하는 것도 수익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NH농협증권을 통해 판매된 131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4.57%로 가장 높았고, 한화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각각 13.49%와 13.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은행 가운데는 국민은행이 10.97%로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사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유일하게 포함됐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은행이나 생명보험사보다는 증권사가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 주식시장 전망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펀드를 잘 선택해서 추천하는 편"이라며 "신영증권이나 한투증권 등 수익률이 높은 판매사는 대부분 은행 계열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증권사만의 투자철학이 반영된 가치주 펀드 위주로 판매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