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5만4천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비정규직 대책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끌어오고 있는 철도공사의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 문제를 보면 공공부문 역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혁준 기자 KTX 여승무원 사례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철도공사 자회사인 KTX관광레저에서 다시 승무원으로 복귀한 박소영씨.
반갑게 고객들을 맞이하고 세심한 손길로 열차 곳곳을 살핍니다.
소영씨는 처음엔 비정규직이었던 KTX 여승무원 1기로 입사했습니다.
근무 도중 비정규직 문제로 파업사태를 겪었고 이 일로 해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소영씨는 이후 철도공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은 KTX관광레저의 정규직 대리로 일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일 때 느꼈던 답답함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이젠 희망도 생겼습니다.
인터뷰 : 박소영 / KTX관광레저 승무원
-"지금은 이곳에 와서 좋은 점이 직급이 있고 승진할 수 있다는게... 어느정도 삶의 활력소가 되니까, 욕심도 생기고, 발전할 수 있으니까."
바로 옆 서울역 광장.
전 KTX 여승무원 80여명은 박소영씨와는 달리 관광레저 정규직 자리를 거부하고 1년 가까이 거리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철도공사가 업무 위탁 방식으로 관광레저 정규직 기회를 제공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거리에 남았습니다.
인터뷰 : 정혜인 / 전 KTX 승무원
-"급여라든가 쉬는 날이라든가 모든게 연관이 돼있기 때문에 저희가 문제제기를 했고...그때 홍익회가 3년 계약을 그해에 파기했습니다. 그리고 새 자회사인 관광레저로 재계약이 됐었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관광레저에서도 또 계약이 파기될 거잖아요."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들을 자회사인 관광레저의 정규직으로 옮기도록 한 것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푸는 철도공사 나름대로의 해법이었습니다.
자회사로 옮긴 직원들도 만족하는 분위기어서 이런 조치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부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비정규직이라 하더라도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방식이라야지, 위탁 방식은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다시말해 비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한 뒤 2년후에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는 모범을 보여달라는 얘기입니다.
노동부의 이같은 문제 제기는 철도공사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인원 조정을 강요받고 있는 처지여서 직접 고용은 생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최연혜 / 철도공사 부사장
-"인원을 합리화하라는 요구를 부단히 받고 있습니다. 2015년까지 철도연장은 두배 가까이 늘어나는데도 정규직의 숫자는 오히려 현재보다 5천~6천명 이상을 절감해야 합니다."
현실은 이처럼 해법찾기가 쉽지 않아보입니다.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비정규직법은 2년 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 보다는 계약 해지로 실업자를 양산할 공산이 더 커보입니다.
이제 공은 노사간의 문제로 넘어온 상황.
과연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수 있는 해법은 없는 것일까.
인터뷰 : 이미경 / 공공연맹 비정규국장
-"방만하게 경영하고 있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경영의 효율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는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절감 문제로만 보지 말고..."
현실적으로 비정규직 고용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근로자와 회사가 최대한 접점을 찾아 합리적인 선을 만들어 간다면 길이 없는 것은
인터뷰 : 이혁준 / 기자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자루를 빼들었지만 KTX 여승무원 사례는 비정규직 문제가 무 자르듯이 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노사가 합의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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