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후 8시께 유안타증권을 조건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유안타증권은 동양증권 매각에 단독 입찰한 상태였는데, 이날 제시할 인수가격이 관건이었다. 만약 동양증권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 측에서 설정해 놓은 최저 매각가에 못미칠 경우 딜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안타증권이 제시한 인수가는 동양인터와 동양레저 보유 지분 27%의 시가(700억~8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액수로 알려졌다.
앞으로 동양증권 대주주 측과 유안타증권은 1주일여 동안 세부 사안을 조율한 뒤 내달 14일로 예정된 동양증권 주주총회 전까지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로 유안타증권은 2004년 LG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10년 만에 한국 증권업계 진출에 성공하게 됐다. 특히 동양증권이 1조원에 이르는 자기자본 규모에도 불구하고 동양사태 여파로 시가총액이 30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인수하게 되면서 증권업력 50년 이상, 지점 수 100개를 웃도는 동양증권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말 현재 자기자본 3조4000억원에 임직원 5752명, 지점 190개에 이르는 대만 1위 증권사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은 물론 홍콩에 이르는 방대한 해외 영업망을 자랑한다. 막강한 자금력과 증권업 노하우를 갖춘 대주주를 맞이하면서
유안타증권 측은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한 이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후 유안타 측 지분율은 50%를 웃도는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
아울러 동양인터와 동양레저는 매각대금으로 기업어음(CP) 및 채권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