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추정 실적에 기반할 때 1분기 실적 전망은 지난해 잘나갔던 종목이 치고 나가는 ’구관이 명관’에 해당되거나 부진에서 회복한 ’기사회생’의 경우가 많았다.
2일 금융투자정보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영업이익 상승폭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된 종목은 지난해 투자자들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호텔신라다. 호텔신라는 314억원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때 기록한 74억원보다 무려 325.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월 중국인 입국자 수 급증에 따른 면세점 이익 급증, 환율 악재 해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월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수는 작년 같은 때보다 51% 크게 늘어났다"면서 "호텔신라 면세점 매출도 이번 분기에 40% 이상 성장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국내 대형 IT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눈부신 실적 개선을 이룬 SK하이닉스 질주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3170억원 영업이익에서 올해는 9357억원으로 195.21% 상승할 것이라고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가장 중요한 변수인 메모리반도체 내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1분기 수요 전망이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에 단기 리스크는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몇 년째 부진에 시달리며 시장에서 외면받은 한국전력과 SK네트웍스는 회복세를 시장에 보여줄 가능성이 커졌다. 천문학적 부채를 지고 경영 악화에 시달려온 한국전력은 공공부문 정상화에 따라 각종 지분 정리와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1분기 1조4953억원 영업익이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때 기록한 6378억원보다 127.33% 급증한 수치다. SK네트웍스 역시 242억원에서 499억원으로 105.8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사업 다각화와 부진한 해외 사업 실적 선반영 덕분에 올 한 해 분명한 ’턴어라운드’를 보일 몇 안 되는 종목으로도 꼽혔다.
조선ㆍ건설 등 대표적 경기민감주 가운데서는 삼성물산과 대우조선해양 실적 전망이 밝다. 삼성물산은 675억원에서 1291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 가운데 수주 증가와 해외 인건비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꾸준한 해외 수주 등으로 무리 없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시장을 주름잡아 온 전통적 대형주는 1분기 큰 폭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8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 추정치였다. 영업이익은 8조51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 8조7795억원보다 오히려 2.25%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스마트폰 판매 증가세 둔화와 소치 동계올림픽 마케팅비 급증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전자도 비슷한 이유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34.11% 급감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양사의 스마트폰 주력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표정이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65.97%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됐지만, LG이노텍은 52.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이노텍의 발광다이오드(LE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8.71%, 1.75%씩 소폭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는 5월 출시될 신모델(LF쏘나타) 이전까지 분명한 실적 모멘텀이 없다는 평가다.
기아차 또한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과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저하 영향으로 아직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재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