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한달치 월세소득' 세금으로 낸다

월세 소득 80만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최 모씨(68)는 정부의 '2ㆍ26 임대시장 선진화 대책' 발표 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세금을 안 냈지만 세입자가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하게 되면 세원이 노출되기 때문에 연간 임대소득세 70만원을 납부할 수밖에 없다.
매일경제가 2일 정부의 임대시장 대책으로 바뀌게 되는 임대인들의 세금 부담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그동안 별다른 소득 없이 연간 2000만원 이하 월세를 받아 생활해 오고 있는 은퇴 후 세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다주택 보유자는 2012년 기준 136만5000명인데 이들 중 많게는 약 30%가 은퇴 생활자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임대소득 신고율이 5%가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은퇴자들의 세 부담 가중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른 소득이 없다면 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인 2주택자가 부담하는 세금은 분리과세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세금을 내지 않았다면 한 달치 월세를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 월세를 내는 급여생활자들이 이번 대책으로 한 달치 월세를 돌려받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문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