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매일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현재까지 2013년도 결산배당 공시를 낸 673개 유가증권시장ㆍ코스닥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보통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들 상장사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1.76%로 집계됐다. 배당수익률은 주식 투자자금 대비 배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눠 계산한다.
그동안 국내 증시 배당수익률이 1%대 초반에 머물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 상장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009년 1.13% △2010년 1.23% △2011년 1.21% △2012년 1.03%로 1%대 초반에 머물러왔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1.01%로 전년의 2배 수준으로 뛰었고 △포스코 1.70%→1.84% △두산중공업 1.7%→2.12% △SK이노베이션 1.80%→2.26% △GS 1.9%→2.36% △SKC 1.2%→1.64% 등 국내 주요 대형주들 배당수익률도 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이 크게 상향 조정된 것은 국내 증시가 2년 넘게 2000 내 박스권에 갇혀 있으면서 자본차익을 얻기 힘들어진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꺼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사장은 "자본차익을 얻기 힘들어진 만큼 배당과 같은 인컴소득으로라도 보상을 해줘야 하는데 그동안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인색한 편이었다"면서 "최소 은행 예금금리 수준인 2%대로 올라오면 주식시장으로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대형주들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매우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우선 코스피 1년 수익률은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으로 -1.65%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1년간 주가가 12.3% 하락했고, 포스코(-17.2%)와 LG화학(-11.5%) 등 나머지 대형주들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이처럼 국내 상장사들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마저 예전 수준을 고수할 순 없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 추측이다. 이제까지는 기업 성장을 위한 내부 유보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었지만 주가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인내가 한계에 다달았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움직임은 증가 추세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규모와도 무관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이 보유한 현금, 현금성 자산 규모는 작년 9월 말 현재 121조3905억원으로 2012년 말에 비해 6조9464억원(6.1%) 증가했다. 반면 상장사 이익 규모는 감소하는 모습이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ROE를 투자 결정의 주요 지표로 활용하는 기관투자가들에 일정 수준 이상의 ROE를 보여줘야 하는데, 결국 배당금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배당수익률은 무척 낮은 수준"이라며 "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ROE를 유지해야 하고, 배당 증액에 대한 투자자들 요구도 상당한 만큼 국내 증시 배당수익률도 결국 상승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오수현 기자 /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