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조기 졸업, 새 출발을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이 공간건축의 회생절차 조기 결정을 내렸기 때문. 이는 지난해 1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 1년 2개월 만이다.
공간건축은 당초 법원에서 인가받은 채무변제계획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10년간 부채 500억원을 나눠 갚게 돼 있었으나, 이 중 84%에 달하는 420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종로구 원서동 공간 사옥을 아라리오 갤러리에 150억 원에 매각하고, 채무 일부를 출자 전환하는 등 회생 절차를 밟았고, 현재 남은 채무는 80억원이다.
공간은 우리나라 1세대 건축가인 김수근 선생이 1960년 세운 회사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등을 설계한 국내 대표 건축사사무소다.
하지만 양재동 화물터미널개발사업(파이시티)에서 설계비용을 받지 못하는 등 국내외 건설 경기 악화와 잇단 프로젝트 중단 혹은 지연으로 타격을 받아 지난 2012년 12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8년 톰슨 로이터의 예술 인문학 분야 인용색인(A&HCI)에 등재돼 세계적인 학술지로 인정받은 월간지 ‘공간(SPACE)’은 지난해 3월 다른 매체에 발행권을 넘겼다.
일부 언론에서 공간 사옥 매각을 두고 “공간이 부도났다”고 보도하는 바람에 신규수주가 중단되는 등 사업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회생 절차를 밟는 가운데 500명의 공간건축 직원은 80명으로 줄었다. 현재 공간은 지난 1월 23일 수십 년간 머물던 원서동 공간 사옥을 떠나 중구 필동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충무교회와 청도 한국코미디창작촌, 시몬스 본사와 물류센터 등을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 양재파이시티사업도 그동안 받지 못한 대금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준공한 ‘남극 장보고 기지’를 비롯해 오는 8일 준공
한편 공간 사옥의 새 주인이 된 아라리오 갤러리는 공간 사옥을 미술관으로 재개관하기 위한 준비를 공간 건축과 함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제 남은 숙제는 공간이 한국 건축계에서 점한 위치를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라며 “건축계를 위해 생각했던 바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