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28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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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지지부진하던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이 '가시적 성과'를 원하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2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공동매각주관사를 맡은 산업은행ㆍ노무라증권은 현재 진행중인 예비실사 작업을 마무리짓고 빠르면 다음주 안에 티저레터(teaser letter; 투자유인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준비 작업을 하느라 당초 예정보다 딜(Deal) 시작이 다소 늦어진 건 사실"이라며 "금감원의 요청도 있었던만큼 앞으론 진행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금감원은 동부그룹 주요 임원들과 산업은행 담당자들을 불러 자구안의 가시적 성과를 내놓으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금감원측은 동부그룹을 둘러싼 금융시장의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구조조정안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총 3조원 규모의 자구 계획을 내놓으면서 오는 2015년까지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전문업체인 동부하이텍은 지난 2월초 산업은행ㆍ노무라증권을 공동매각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현재까지 가장 빠르게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당초 산은은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을 패키지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동부하이텍에 관심이 있는 원매자가 나타나면서 별도 매각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매각측은 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당장 높은 구매의사를 보이는 곳이 없어 빠른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동부하이텍 매각 계획이 공개되면서 당초 SK·LG 등 국내 대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해당업체들은 소극적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는 지난 26일 최태원 회장의 실형 선고로 이번 인수전 참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LG그룹 역시 최근 동부하이텍의 악화된 재정상태등을 이유로 인수전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측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차입 규모를 최대한 줄인다는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동부하이텍 인수에는 국내 업체외에도 외국기업ㆍ사모펀드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흥행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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