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로 인해 미래에 발생할 로열티(기술료) 수입을 담보자산으로 한 첫 유동화 사례가 나왔다. 창조금융의 새로운 모델로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들의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최초로 장래 특허료 수입에 근거한 '특허 로열티 유동화 계약'을 체결해 KDB산업은행에서 10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식재산권(IP)을 단순 매각하거나 담보로 대출받는 방식이 아닌 지식재산권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래 가치에 투자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은행은 지식재산권 전문 투자회사인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을 통해 이번 투자를 성사시켰다. 산은은 특허 펀드를 통해 ETRI에 투자했고 5년간 ETRI 특허 기술료 수입 일정 부분을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1976년 설립된 ETRI는 2012년 전 세계 237개 정부기관, 연구소, 대학 중 미국 등록 특허 경쟁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연구개발 능력을 보유해 세계 특허업계가 주목하는 연구기관이다.
ETRI 측은 이번 계약으로 투자받은 금액을 핵심 특허를 창출ㆍ가공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ETRI 측은 특허 기술료 수입을 극대화해 앞으로 5년간 특허 기술료 1000억원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에서는 예일대가 에이즈 치료제 특허로열티 수입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5대 특허 강국이기 때문에 이런 금융기업이 더해지면 잠자고 있는 특허에 새로운 가치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
김흥남 ETRI 원장은 "국내 중소기업에까지 널리 확대돼 IP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창조경제 실현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문선 산은 부행장도 "이번 로열티 유동화는 IP담보대출, 세일즈&라이선스백에 이은 새로운 금융 기법으로 지식재산권 로열티에 기반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