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방직주가 '부활'하고 있다.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가 시행되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 덕분이다.
동일방직의 지난 6일 종가는 올해 첫거래일인 1월 2일 대비 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신방직과 경방도 각각 17.5%와 4.9% 씩 오르며 매수세가 뚜렷했다.
올해 들어 방직주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TPP 시행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다자간 FTA로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총 12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방직업계가 이중 관심을 갖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과 미국이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섬유·봉제 수출국으로 약 76억달러를 수입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TPP가 시행되면 수출량이 2020년 22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이 제시한 관세 장벽인 '얀 포워드(Yarn Foward)' 정책이다. 미국 정부는 무관세 혜택을 받고 싶으면 원사(Yarn, 실) 생산 단계에서 의류 완제품까지 모든 공정을 베트남 안에서 해결하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면화, 섬유, 직물 등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고 관련 기술은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에 국내 방직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냈고 회사들은 '윈윈'이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경방은 지난해 초 베트남 빈증성에 면방공장을 준공하고 지난해 3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지난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6억6500만원을 기록했다. 일신방직과 동일방직도 베트남 진출을 결정하고 2015년까지 각각 600억원과 55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세 기업이 지난해 실적을 개선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방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96.7% 성장한 360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신방직의 영업이익은 452.75% 늘어난 406억4800만원을, 동일방직은 280억3200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액 성장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원재료인 원면의 가격 하락이 크게 덕분이다. 지난해 1파운드 당 1달러34센트였던 원면 가격이 지난해 월말 기준 96센트까지 하락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1년부터 2년간 면화가격이 급등하면서 방직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면방사업에서 원면
이어 "방직주들은 몇 년 동안 불황을 겪으며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있어 투자가치가 높아졌다"며 "실적 개선과 함께 베트남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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