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사 크레디트스위스는 올 한 해 유망한 투자 전략으로 '현금 보유량이 많은 종목을 사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현금이 많은 기업은 중위험ㆍ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익을, 고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는 인수ㆍ합병(M&A)에 따른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의 현금성 자산은 8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 역시 글로벌 기업들에 못지않은 만큼 투자 확대를 검토해봐야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2013년 9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17조515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8.9%에 달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이후 주가가 120만~130만원대에 갇힌 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보유 현금을 활용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거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기업 M&A에 성공할 경우 다시 외국인 매수세가 늘어나고 주가도 한 단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시가총액의 96%가 넘는 8조6870억원 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4000억원이 넘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이후 SK 주가는 10% 가까이 올랐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SK로 유입되는 로열티, 배당금 등 현금 유입이 지주회사 전환 후 처음으로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사용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SK C&C와의 합병
이 밖에 현대차와 포스코가 각각 7조2260억원, 4조5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 자산은 3조83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조원 이상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기업으로는 LG전자, 두산, 한화, LG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등이 꼽혔다.
[김혜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