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미국 투자업계에서 30년간 종사하며 꼭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오랜 기간 미국 금융사에서 일한 경험을 한국에 접목해 보는 것이다. 굳이 메리츠를 택한 이유는 나의 경험을 잘 접목시킨다면 한국에서 제일 가는 자산운용회사로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메리츠에 오자마자 깜짝 놀랐다. 대부분 직원들이 자신의 퇴직연금을 DC(Defined Contributionㆍ확정기여형)형이 아닌 DB(Defined Benefitㆍ확정급여형)형으로 설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직원들조차 주식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직원이 DC형으로 바꿨다. 아직도 안타까운 사실은,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퇴직연금의 주식 비율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돼 있다는 점이다. 주식 비율은 개인의 자유로운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에 있는 내 연금자산은 100% 주식으로 편입돼 있다.
주식 투자, 왜 해야 하는가.
우리는 좋든 싫든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과 노동이 부의 창출 수단이므로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은퇴했을 때 금전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노동만 가지고는 절대로 풍족할 수 없다. 자본도 같이 일을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당장 자본이 부족한데 어떻게 하냐고? 물론 무턱대고 회사를 차릴 수 없는 노릇이다. 월급을 차근차근 모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월급을 안 쓰고 모은다한들 자본을 만들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
주식 투자가 그 대안이다. 사람의 노동력은 한계가 있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내가 잘 때 다른 사람들의 노동력으로 나의 부가 축적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삼성전자 주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내가 잠 잘 때 전 세계 삼성전자 직원들이 나의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식 투자의 묘미는 적은 돈으로 회사의 일부분을 살 수 있다는 데 있다.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주식을 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친지들이나 친구들은 주식에 대한 이해가 매우 낮거나 지극히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주식을 경마 마권처럼 여길 뿐, 주식 투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 투자는 처음부터 크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무조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