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7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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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회사 재무상태에 따라 자금조달 전략을 다변화하는 등 각자 제 살 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연초 시장 훈풍을 등에 업고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건설사들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만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빚을 더 이상 늘리기 어려운 건설사들은 상환전환우선주나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동부건설(BBB-)과 코오롱글로벌(BBB)은 산업은행의 도움으로 회사채 발행을 성사시켰다. 두 건설사가 발행한 금액은 각각 430억원, 300억원인데 산은은 각 발행에 인수단으로 참여해 각각 200억원씩을 떠안았다.
한화건설(A)은 최대 2500억원 규모 차환용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300억원 가운데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1000억원을 산은이 재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발행이 성사됐다. 산은의 인수단 참여로 입찰제안서(RFP)를 받은 증권사들도 어느 정도 부담에서 벗어나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지난해 실적이 타 건설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돼 발행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면서 건설사들도 적극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면 가장 먼저 위축될 업종이 바로 건설업종이어서 자금조달 통로가 언제 막힐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12월 선제적으로 4000억원의 RCPS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두산건설은 RCPS를 통해 220%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150%대까지 끌어내릴 수 있었다. 같은달 롯데건설도 2011년 발행한 상환우선주를 연장하기 위해 1299억원의 RCPS를 발행했다.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코오롱글로벌은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RCPS 발행을 함께 추진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연결기준 508%에 달한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부분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상태를 RCPS 발행이 가능한 자본구조로 만들기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
최근까지 PCPS 발행을 검토했던 GS건설은 5200억원대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실적에 반영한 GS건설의 부채비율은 280%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열악한 기업들이 영구채의 대체 수단으로 RCPS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자본확충과 자금조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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