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금융사가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단순 IT 작업을 해온 경우는 많았으나 휴대전화 디자인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양사는 기존 출시된 제품을 단순 변경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 브랜드 전략 및 사양, 개발의 모든 과정을 공동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카드는 제품 및 UI(user interface), GUI(graphical user interface) 디자인과 마케팅을 담당해 새로운 관점의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팬택은 연구개발과 제품 양산, 이동통신사를 통한 판매 지원 등을 담당한다.
양사의 콜라보레이션에 따른 팬택의 스마트폰은 '꼭 필요한 기능', '합리적 가격'을 전면에 내세운 저가형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을 단순화하되 차별화된 디자인을 앞세운 제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팬택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팬택은 그동안 베가시리즈를 통해 시장에서 나름대로 선방했으나 삼성과 애플, LG전자 등 대형 브랜드가 다져놓은 시장 점유율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새로운 제품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카드의 경우 그동안 기아자동차, YG 등과 협업하는 등 콜라보레이션 작업에 관심이 많은데다, 스마트폰이 라이프스타일을 관리해 주는 매체라는 점에서 카드 브랜드와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최근 계속된 적자로 지난 2011년 12월에 이어 지난 달 두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간 바 있다.
이에 따른 현대카드의 팬택 지원설에 대해 업계 담당자는 "현대카드의 직접적 금전투자나 수익공유는 없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간 현대카드가 강세를 보인 디자인.마케팅 부문 재능기부를 통한 순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양사의 협약(MOU)체결 시점은 워크아웃 이전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의 협업이 과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관론도 적지 않다. 현대카드가 그동안 디자인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온 것은 사실이지만 본업이 금융인만큼 스마트폰 제조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아차와 협업한 '마이택시'는 최근 iF 디자인 어워즈에서 금융회사로는 세계 최초로 커뮤니케이션 부문 금상을 수상했으며 서울역 미디어 아트쉘터 등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즈도 석권한 바 있다"며 "자동차, 지하철역 등 이종산업의 디자인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뤘던 만큼 휴대폰 콜라보레이션도 그 연
이어 "마이택시 프로젝트를 통해 택시를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재해석했다면, 이번 브루클린 프로젝트는 스마트폰을 단순한 통신수단이 아니라 라이스타일 매체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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