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전문업체인 덕양산업이 고배당을 결정해 상당한 잡음이 예상된다.
실적이 꾸준히 좋아진다면 고배당 정책은 주주에게 환영받을 일이지만 순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곳간만 비어가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장 혜택을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외국계 대주주여서 무리한 배당 정책에 대한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덕양산업은 보통주 1주당 3876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 20.6%이며 배당금총액은 125억4245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실적이다. 덕양산업은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배당의 근간이 되는 당기순이익의 경우도 2010년 34억원에서 2011년 70억원으로 늘었다가 2012년 31억원, 2013년 13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즉 지난해 순이익 13억원의 9배가 넘는 125억4245만원을 배당키로 결정하면서 내부 유보금을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이다.
덕양산업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유보율이 2010년 303.70%에서 2012년 238.97%로 줄었다. 올해 배당 후에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구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덕양산업의 최대주주는 헝가리 국적의 비상장 외국법인인 'VIHI, LLC'이며 덕양산업의 주식 총 50%를 보유 중이다. VIHI, LLC의 100% 주주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인 비스테온(Visteon)이다.
결국 덕양산업의 실질 주주인 비스테온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나 외국인이 최대주주 혹은 1대주주로 있는 기업에서 고배당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실질적인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고배당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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