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크레디트채권의 금리가 국채보다 조금 높았던 작년까지는 크레디트채권의 이자를 수취하는 전략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사라졌다. 공기업의 부채가 화두가 되면서 작년 말부터 공사채 발행이 감소했고, 그 여파로 우량 크레디트채권 금리마저 하락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채권이 본질적 기능을 잃어버린 셈이다.
무위험 국채금리는 모든 자산의 가치평가 기준이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지만 장기금리는 향후 경제와 물가전망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된다. 금리에 따라 경제의 혈액과도 같은 돈이 신용과 만기에 따라 곳곳으로 흘러 움직인다. 그러나 무위험 국채금리는 중앙은행의 정책 테두리 안에 꽁꽁 갇혀 있다.
국채금리가 낮게 고정돼 있으면 다른 자산가격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인다. 금리가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돈을 빌려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주식을 사는 것이 보편적이다. 기업들은 자사주를 매입한다. 경기부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수년 전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주식과 집값이 올라가길 원한다는 메시지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선진국들의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초저금리 정책을 거둘 만큼 체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미국 경제는 성장동력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막 넘어오기 시작했고, 유럽 경제는 이제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며 실업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누가 봐도 확실해질 때까지 최대한 무위험 국채금리를 붙잡아놓을 태세다.
중앙은행의 용인 아래 자산가격이 오르고 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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