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등 국내 10대 대기업그룹(공정거래위원회 기준) 계열 92개 상장사가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실시한 유상증자 건수는 총 6건으로 집계됐다.
사별로 살펴보면 SK그룹 상장사인 SKC솔믹스가 두 차례, 포스코그룹의 포스코플랜텍과 포스코ICT가 1회씩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로템에서도 한 번씩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기업그룹의 유상증자가 끊긴 지는 오래다. 실제 이들 10대 대기업그룹 계열사들의 유상증자 실시 횟수는 △2011년 7회 △2012년 3회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선 현재까지 GS건설의 유상증자 1건이 전부다.
이런 유상증자 기피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대기업 오너들의 낮은 지분율이 거론된다. 실제 한국 대기업들이 지난 수십 년간 성장 과정에서 자본 조달을 계속하며 오너들의 지분율이 크게 희석됐다. 이 결과 경영권 행사에 자칫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수준까지 지분율이 내려앉은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물론 특수 관계인들과 계열사 지분을 더하면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룹 오너들은 정통성 유지 차원에서라도 추가적인 지분율 하락은 막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조재민 KTB자산운용 사장은 "주식시장에서 자본 조달을 회피하면서 이익잉여금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과적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희박해졌고 이는 한국 기업들의 낮은 배당수익률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대기업 오너들의 지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자사주를 매입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면서 "투자자금으로 사용해야 할 돈이 자사주 매입에 쓰이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보기술(IT), 자동차, 조선, 철강, 정유, 건설 등 이들 대기업의 주력 사업들의 업황 악화로 신규 투자가 위축된 점도 유상증자가 사라진 이유 중 하나다. 실제 기업 경영평가사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국내 10대 대기업그룹의 투자 규모(유ㆍ무형자산 합산 취득액)는 36조702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