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 발행된 정책금융공사 10년 만기 김치본드는 10년 미국채에 1.07%포인트 가산금리가 더해졌다. 1월 말 발행된 같은 만기의 산업은행 글로벌 본드가 미국채에 1.02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로 발행된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0.045%포인트에 불과하다.
김치본드는 해외에서 발행하는 것과 달리 투자자가 많지 않아 발행 비용이 훨씬 높은 것이 정상이다. 임정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부한 시중 외화 유동성으로 인해 김치본드와 해외 발행채권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보험사들 장기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단기로 달러를 조달하는 오버나이트 달러 콜금리는 해외보다 국내에서 조달하는 금리가 더 낮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 넘치는 달러가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중국계 은행 지점으로 70억달러(약 7조5000억원) 이상이 위안화 및 달러화 정기예금으로 유치됐다. 한국은행은 이 자금들이 국내 외화 유동성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위안화 예금은 달러가 위안화로 바뀌는 형태를 취했다. 중국계 은행들은 한국에서 조달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달러를 이용해 자국 대출에 사용하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 금융규제로 중국 내부에서는 달러화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은행 간 달러화 콜금리(3M)는 지난해 8월 1.4%에서 지난 2월 한때는 3.7%까지 뛰기도 했다.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하는데도 불구하고 원화값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것도 이색현상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외화예금은 52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화예금이 크게 늘어나면 이를 다시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나오면서 원화값이 오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외화예금 규모가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값은 달러당 1050원 이상으로 오르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업무부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아 외화를 계속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외화예금이 시장에 나오면 원화값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화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넘치는 외화를 쓸 곳이 없기 때문에 결국 중국으로 흘러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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