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건설사인 삼호개발이 외국계 기관투자가 의견을 받아들여 최근 투자자문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21일로 예정된 이 회사 정기 주주총회는 별 이슈 없이 조용히 지나가게 됐다. 최근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이 주총에서 회사 측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 들어 처음으로 회사 측이 투자자 의견을 자발적으로 수렴한 사례여서 주목된다.
삼호개발 관계자는 18일 "주요 주주인 SC펀더멘털 측과 논의한 끝에 회사가 투자자문업(삼호에스에이치투자자문)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사 지분 4.68%를 들고 있는 가치투자 전문 미국 펀드인 SC펀더멘털은 배당금 증액과 손실을 내고 있는 창투업ㆍ투자자문업 철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시가배당률이 상장 건설사 가운데 5위 안에 들 정도로 높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창투업을 시작했다"는 논리를 펴 SC펀더멘털을 설득했다. 반면 손실이 누적된 투자자문사의 경우 회사 측도 문제가 많다고 판단한 데다 다른 소액주주들도 철수를 요구해 향후 매각 또는 청산키로 했다.
최근 국내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은 주총에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예고해왔다. 국민연금은 지난 7일 만도 주총에 앞서 대표이사 선임건에 반대한다고 사전 발표했다. 사학연금도 21일 열릴 GS건설 주총에서 이사 선임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한 상태다.
[조시영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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