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이 체크카드, 온라인 펀드몰 등 사업을 확장해 증권시장 불황 극복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이 증권업계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체크카드인 able카드가 지난 18일 기준으로 7만8000장을 돌파했다.
able카드는 현대카드가 다른 금융사와 협력해 내놓은 상품이 아닌, 독자적으로 내놓은 체크카드다. 이전까지 증권사들은 카드사와 협력해 체크카드를 내놓았지만 이처럼 증권사가 단독으로 체크카드를 내놓은 것은 현대증권이 처음이다.
증권사 단독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able카드의 인기는 현재 다른 신용카드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4일 출시된 이래 한달여만에 5만장이 발급됐다. 현재도 일주일에 1만장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able카드의 인기 이유는 세가지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체크카드임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에 버금가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주유, 대형할인점, 백화점, 택시/KTX 중 하나를 선택해 1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대증권과 거래 내역이 있는 사용자의 경우 현대증권 포인트와 OK캐시백 포인트를 합한 able포인트로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전국 50여개 현대증권 able 멤버십 제휴처에서 최대 40%까지 현장할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결제계좌인 현대 able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5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4.1% 금리를 제공한다.
신용카드에 대한 연말정산 혜택이 줄어들면서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호재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기준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1억건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체크카드 발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혜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이는 able카드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카드사들이 개인정보 유출로 사실상 신규 모집을 중단함에 따라 다른 회사로 카드 수요가 이동한 것도 현대증권에게는 이득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 이외에 펀드도 현대증권이 욕심내고 있는 분야다. 현대증권은 지난 10일 'able 펀드마켓'을 개설하고 온라인 펀드 수요 선점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온라인 펀드의 원년이 될 공산이다. 주요 자산운용사와 증권유관기관은 다음달 펀드 온라인 슈퍼마켓을 열고 온라인을 통해 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펀드 수수료를 낮추고 가입 장벽을 허뭄으로써 펀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펀드 슈퍼마켓의 경우 국내에 독립투자자문업자(IFA)와 같은 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자들이 충분한 지식을 갖고 비교해야만 적합한 상품을 고를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현대증권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able 펀드마켓'에는 맞춤형 펀드투자상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현대증권은 이를 위해 본사 펀드 전문 인력과 우수 프라이빗 뱅커(PB)로 구성된 온라인 자산관리(펀드)전문 상담조직인 'able 어드바이서'를 별도 조직, 운영한다. 펀드를 고르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실시간 채팅이나 게시판, 전화를 통해 상담할 수 있다.
이밖에 펀드매니저의 운용 철학과 시황관 등을 알 수 있는 '펀드매니저 직격 인터뷰', 시장에서 이슈가 되는 펀드와 유망 펀드 등을 분석 전달하는 '이슈 펀드 분석리포트' 등
현대증권 관계자는 "able 카드 출시로 주거래 금융기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able 펀드마켓도 단순한 펀드 판매가 아닌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 현대증권의 금융투자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한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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