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3월 1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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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급으로 분류되던 예비상장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일정을 중단하고 있다. 최근 KT ENS 법정관리 후폭풍에 휘말린 KT렌탈, KT텔레캅은 물론 실적 부진의 덫에 빠진 롯데정보통신 등이 대표 사례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던 KT렌탈은 지난달 말부터 상장 일정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약 3주 전부터 실사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 렌터카업계 1위업체인 KT렌탈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시 시가총액 7000억원 이상이 기대되는 기대주였다. 경기 불황에 빛을 발하는 렌탈(자동차·PC) 사업을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 6444억원, 영업이익 775억원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KT'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계열사 KT ENS로부터 촉발된 신용위기가 모기업 KT는 물론 그룹 전체로 번지면서 KT렌탈의 상장 일정 연기도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법정관리 사태 이전에도 KT그룹은 IPO일정 진행에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IPO시장 한파에 계열사 악재까지 겹치면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저하에 따른 공모가 디스카운트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우리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한 KT텔레캅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내년으로 미룰 전망이다.
국내 보안업계 시장점유율 3위인 KT텔레캅은 KT렌탈보다 IPO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1년 대비 2012년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크게 꺾인 데다 보안업계에 대한 전망이 어려워 벨류에이션 평가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신용평가사들이 KT를 비롯한 계열사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어 두 기업이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해도 밸류에이션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KT렌탈은 AA-, KT텔레캅은 A등급이다.
한편 롯데그룹 상장사로 기대를 모았던 롯데정보통신도 상장 일정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쇼핑·롯데건설 보유지분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실적이 걸림돌로 작용하며 밸류에이션 산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23억원과 1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00억원에 달해 흑자전환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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