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200개 기업이 포진한 코스피200 종목들의 배당수익률이 1년 만기 은행 예금금리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것은 한국 증시가 점점 투자 매력을 잃고 있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배당수익률은 주식 투자자금 대비 배당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눠 계산한다.
이익금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줬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한국 대형주들은 글로벌 기업들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경영분석 업체 CEO스코어가 포천 선정 글로벌 100대 기업 중 56개사의 배당성향(2012회계연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4.5%로 56개사 중 54위에 그쳤다.
반면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한국 기업들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는 141.0%, 제너럴일렉트릭(GE)은 54.2%, 세계 최대 종합화학 업체 바스프는 48.9%로 집계됐다. 이외 △뱅크오브아메리카 45.6% △차이나모바일 43.1% △혼다 35.3% △도요타 29.6% △코스트코 26.1% △소니 20.5% 등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각국 대표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에 비해 주주환원에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삼성전자가 최근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면서 2013회계연도 배당성향이 7.1%로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남양유업 롯데푸드 등 배당수익률이 0.1~0.2%에 불과한 사례가 속출하고, 아이에스동서 등은 아예 배당을 실시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85.6% 늘었지만 정작 주주환원에는 인색했다.
이처럼 국내 대표 상장사들이 주주환원에 이전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허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한 외국인들의 이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주가는 부진하고, 배당수익률은 은행 예금만도 못한 상황이 계속되
코스피200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20%를 웃도는 상황이라 외국인 이탈이 가시화하면 주가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200 종목들의 평균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2012년 말 21.43%에서 2013년 말 21.16%로 소폭 감소한 상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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