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답게 '건강'이란 콘셉트로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전화 상담을 하는 텔레마케터(전화상담원) 복지 환경 개선에 이정표를 세우는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바로 라이나생명보험. '고객님'을 외치며 아무리 불편한 고객을 만나도 자신의 감정을 꾹 참아야 하는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는 감정노동자에 대한 라이나생명의 배려가 눈길을 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 17일 한국 진출 27년 만에 서울 종로구 삼봉로 근방에 신사옥 '시그나타워'를 마련했다. 지상 23층, 지하 5층으로 구성된 이곳은 라이나생명 본사 임직원 600여명과 텔레마케터 2000여명을 위한 전용 사옥이다. 라이나생명은 영업 인력 중 텔레마케터 비중이 90% 이상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특히 서울 한복판 1급지에 들어선 사무 빌딩에 임대를 통한 부동산 운영 수익에 주력한다는 통념을 깨뜨린 점이 눈에 띈다. 대신 사옥 곳곳에는 텔레마케터에 대한 배려가 곳곳서 묻어난다.
그 중 하나는 진찰과 처방이 가능한 직원 전용 클리닉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헬스장. 장시간 시간을 비우기 어려운 텔레마케터 업무 특성을 고려한 라이나생명의 '착한발상'이다.
13층에 위치한 직원 전용 클리닉은 전문 의료진이 진료하고 처방전도 발급한다. 대사증후군, 심리상담, 금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계단 전체를 칼로리 계단으로 조성해 임직원의 건강관리에 역점을 둔 점도 눈길을 끈다.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하는 테레마케팅 현실을 십분 감안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오락 시설을 갖춘 점 또한 높게 평가된다. 최신 설비를 갖춘 노래방 4곳은 개방 전이지만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라이나생명 한 텔레마케터는 "기대되고 기다려진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텔레마케터 대부분이 주로 도시락을 싸온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카페 공간도 마련했다. 추후 카페 내에 저렴한 비용으로 커피 등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은 "시그나타워는 단순히 평범한 일터가 아닌 라이나 가족 모두가 건강한 삶을 통해 라이나생명이 추구하는 고객중심회사의 비전을 이루는 곳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을 늘 먼저 생각하며 건강하고 즐거운 직장 문화 정착을 위해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
한편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시그나그룹의 데이비드 코다니(David Cordani) 회장은 오는 28일 방한해 새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코다니 회장은 신사옥 매입 목적과 사업계획, 텔레마케팅 사업 발전을 위한 라이나생명의 노력 등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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